남루한 차림의 한 남자가 막대기 하나에 의지한 채 산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맨발로 막대기의 끝을 잡고 앞장서는 아이는
앞을 못 보는 남자의 다섯 살 난 딸입니다.
날씨가 안 좋아 아빠가 일하지 못하는 날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빠를 일터로 데려다줍니다.
산길을 혼자 걷기에도 벅찬 어린 나이에 말이죠.
아버지는 매일 60여 그루의 코코넛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땁니다.
부녀가 그렇게 합심해 버는 돈은 우리 돈으로 약 7,800원.
필리핀에 사는 부녀의 ‘출근길’ 영상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