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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질환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 현상입니다. 도대체 난데없이 알레르기 질환이 서너 배 이상씩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위생 상태가 나빠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전보다 개선되었기 때문입니다. 인체는 체내로 침투하는 세균과 싸우기 위해 면역 체계를 만드는데 현대에는 위생 상태가 좋아져 세균 감염이 줄고, 특별히 할 일이 없어진 면역 체계가 병원체도 아닌 알레르겐과 엉뚱하게 맞서 싸우기 때문입니다.

둘째, 주거 환경의 변화 때문입니다. 자연 친화적인 주거 공간에 ‘인공 소재’들이 침투하면서 알레르기 질환이 시작된 것입니다. 최근 알레르기 환자의 증가도 아파트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겨울에 속옷만 입고 지낼 정도로 난방 온도가 높아, 사람만 살기 좋아진 게 아니라 집 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겐이 서식하기에도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셋째, 새로운 알레르기 유발 물질, 즉 알레르겐의 등장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천장은 석고보드, 벽은 페인트 그리고 책상, 의자, 컴퓨터, 냉장고 등 모든 가구에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됐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방부제, 산화 방지제, 인공 감미료, 식용 색소 등 각종 식품 첨가물이 들어 있습니다.

수천 년, 수만 년간 자연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 갑자기 등장한 ‘인공 소재’들을 적군으로 알고 공격하는 것이 바로 알레르기 반응입니다. 그래서 흔히 ‘거지에게는 알레르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랍니다.